[2016년 제5회 아볼로 캠프 전문분야별 연구결과]
* IVF 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에서는 <지성운동> 꼭지를 통해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자료를 연재 형식으로 공유합니다. 원글에 포함된 각주는 생략했습니다.
협동조합의 기독교사회윤리적 함의(5)
고재길(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
5. 결론
협동조합운동과 “타자를 위한 교회”의 비전(Vision): 먼저, 교회는 협동조합운동의 지향성이 물질적 가치의 실현이 아니라 윤리적 가치의 구현에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의 개념에 충실한 운동은 조합원의 이윤극대화가 아니라 협동조합과 조합원의 윤리적 가치의 실현에 목적을 둔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는 협동조합을 이 땅에서 하나님나라의 선한 가치와 기독교윤리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다.
둘째, 교회는 협동조합운동의 성공이 협동조합의 가치를 현장에서 적용하는 구체적인 지침의 실천, 즉 협동조합 원칙의 실천을 통해 가능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7가지 원칙은 위에서 이미 살펴보았듯이 사회정의의 실현에 이르는 리히의 인간부합성의 원칙과 함께 고려될 수 있다.
셋째, 교회는 협동조합이 대안적 경제모델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폐해가 심각한 오늘의 상황 속에서 협동조합은 실업문제, 빈곤문제, 고령화문제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공동체가 될 수 있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위기를 넘어서는 협동조합운동의 새로운 움직임은 “모든 사회구성원들에게 최저 생계수준을 보장”하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보장 장치”를 “안정적으로 마련”해주고, “사회에 보다 많이 기여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더 제공”하는 지점까지 나아간다. 이와 같이 협동조합운동은 이 땅에서 새로운 삶의 질서를 추구하는 하나님나라의 구현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한 신학의 역량과 실천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영등포산업선교회를 중심으로 발전했던 협동조합운동과 대표적인 협동조합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한살림운동도 모두 기독교정신에서 비롯되었다. 협동조합의 가치를 목회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전통적인 호저교회의 생협운동과 최근의 부천 새롬교회의 협동조합운동은 모두 주목할 만한 교회의 새로운 모습들이다. 교회는 선교적 교회론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타자를 위한 교회”의 신학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공공신학은 지역사회와 공론의 장을 함께 나누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타자를 위한 교회”가 됨으로써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을 공유할 수 있다. 교회와 협동조합이 서로 함께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선한 도구로 쓰임 받길 바란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타자를 위한 교회(Kirche für andere)”가 됨으로써 협동조합운동과 동행하는 한국교회의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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