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볼로 클럽 철학 강좌
(1주차 요약 및 후기)
고려대 물리학과
김재권
그리스도인은 철학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또 소위 진리를 소유했다고 하는 그리스도인이 철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당위의 문제고 또 하나는 존재의 문제다. 먼저 성경에는 깊이 생각하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성경을 잘 살펴보면 기도하라는 말 못 지 않게 생각하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가령 구약에 자주 언급한 ‘기억하라’라는 표현들이 그에 해당한다. 유월절 제도 무교절 제도, 길갈에 세운 돌 등을 통해 하나님은 무엇인가 기억하라 하셨다. 즉 깊이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생각을 요구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과 철학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철학이 성경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철학은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 사람들이 철학을 어떻게 대했는지 관찰하면서 다시 한 번 철학과 그리스도인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철학을 통해 가장 궁극적인 것을 추구하려 했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사유를 통해 영혼의 궁극적인 것, 영혼의 탁월함, 영혼의 좋은 것을 얻고자 했다. 여기서 영혼은 나 자신만의 영혼을 말하기보다 폴리스 사회 전체의 영혼을 가리킨다. 즉 소크라테스는 함께하는 이들의 영혼의 좋음을 위해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지점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의 영적 여정과 철학함의 의미가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철학자들의 태도에서 우리가 어떻게 진리를 대할 지 생각해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지를 인지하는 것을 철학의 출발점이라 했다. 그리스도인은 진리를 소유하고 있을까? 그리스도인은 진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가? 그리스도인 역시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진리를 찾고 고민하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우리는 진리에 끝없이 가까이 가지만 거기에 완전히 도달하지는 못하는 긴장 속에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이것이 바울사도가 했던 고백이고, 사도들과 교부들과 신앙의 선배들이 보여준 태도다. 우리는 우리의 무지로부터 구도를 시작해야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철학을 통해 영혼의 좋음을 추구할 수 있을까? 그것은 다음 세미나에 와서 고민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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