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8.토
아볼로 클럽 철학 강좌
1주차 강의: 철학과 이성, 그리고 신앙
한충만
I.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 Philosophy>philos(사랑하다)+sophia(지혜)
철학이 처음 생겨난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이 어떻게 이해되었는지를 살펴보자.
소크라테스를 기점으로 이전의 철학과 이후의 철학이 다르다.
1. 가장 궁극적인 것을 탐구하는 학문
l 최초의 철학자들(밀레토스 학파)은 자연을 지배하는 궁극적인 원리를 탐구했다.
e.g. 탈레스: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l 철학은 궁극적인 질문을 하기 때문에 다른 학문과 다르다.
e.g. 수학은 수들의 체계로부터 무엇이 연역되는지에 관심이 있지만 수 자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있는지 질문하지 않는다. 이 질문은 철학(수학철학)의 몫이다.
l 이런 측면도 있지만, 철학은 “역사 속에서” 발생한다.
2. 삶의 양식으로서의 철학 (가장 중요한 측면)
l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소크라테스. 그를 알아야 철학의 거의 모든 함의를 알 수 있다.
l 당시 그리스의 배경: 직접 민주주의 체제에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변호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웅변 선생인 소피스트들이 출현했다.
l 소피스트는 도구적으로 사고했다면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삶을 위해 사고했다.
l “영혼의 훌륭함을 위해 애쓰는 것이 철학이다”
cf. 아우구스티누스 “진리는 자신 안에 있다”
l 고대의 ‘나’는 항상 폴리스 안의 ‘나’다 → 내 영혼만이 아니라 모두의 영혼을 돌보는 것이 철학자의 과업.
※ 그리스도인은 진리를 가지고 있는가?
l 답이 없어도 끊임 없이 찾는 것이 철학적 태도다.
l 신은 인간에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한자의 진리가 유한자에게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없다.
→ 우리는 “모른다”로 시작해야 하며, 우리는 끝까지 진리를 묻고 탐구해야 한다.
l 철학은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 안으로 들어가서 진리를 묻는 것이다. 일종의 구도.
3. 철학 선생으로서의 텍스트
l 철학함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선례들을 보면서 연구하는 것이다.
(눈 앞에 있는 철학의 시도들=철학자들이 남긴 텍스트)
l 칸트의 철학 분류(《순수이성비판》, 초월적 방법론)
─학교 개념: 강단 철학. 논리적 완전성, 체계를 추구하는 엄밀학. 학문의 한 분과
(근대 이후 제도화된 대학의 제도적 학문)
─세계 개념: 인간의 본질, 목적, 관계 등을 탐구. 인간 이성의 완전함을 추구하는 것
→ 철학은 이런 의미에서 ‘도덕’이다. (칸트)
l 텍스트를 통해서 듣고 배우면서 삶과 텍스트의 마주침이 일어난다 (가다머의 “지평 융합”)
II. 이성과 신앙의 관계
1. 이성과 신앙의 관계
l 철학은 판단과 추론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신앙은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 갈등이 생긴다.
l 아우구스티누스의 입장 “신앙의 변화(사랑의 질서) 안에 이성이 자리잡아야 한다”
←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신앙과 독립적인 이성적 발견의 축적이 많다. 믿지 않아도 진리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l 토마스 아퀴나스: 이성과 신앙의 조화의 모델
─자연 이성 개념을 통해서 신앙 없는 진리의 몫을 마련한다. 이성만으로 진리를 일정 부분 알 수 있다.
e.g. 신 존재 증명은 자연의 원리들로부터 출발한다. 이는 성서를 통한 길이 아니다.
─이성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때는 은총으로 채워야 한다.
e.g. 신적 존재(esse divina), 본질 자체가 존재인 신은 이성으로 완전하게 파악할 수 없다.
→ 이성과 신앙의 조화
l 이성과 신앙은 무엇이 먼저라 말하기는 힘들다. 둘은 조화될 수 있는 것이다.
─신앙의 근본이 바뀌지 않더라도 이성을 통해서 신앙의 내용이 바뀐다.
─신앙이 이성에 영향을 준다. 순환 관계에 있다.
→ 우열을 가리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
2. 그리스도교 철학은 있는가?
l 역사적으로는 분명히 있어 왔다. e.g. 중세철학. 호교론적 전제를 가지고 출발한다.
l 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리스도교 철학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e.g. 리쾨르 “나는 그리스도교 철학자가 아니다. 내 신앙을 철학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l 철학이 그리스도교에 의해 충격을 받을 수는 있다.
l 겸손하게 일반 학문을 배우고, 신앙으로 그 후에 반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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