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아볼로 캠프]
* IVF 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에서는 <지성운동> 꼭지를 통해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자료를 연재 형식으로 공유합니다. 원글에 포함된 각주는 생략했습니다.
한국의 지성운동의 현황과 그 함의(6)
이원석 연구위원
4. 학습 공동체의 형성과 성숙을 향하여
4.2. 대안연과 아중마
연구공간과 지역교회의 연대를 우리는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인가? 우리에게는 좋은 모델이 거의 없다. 이는 대학과 사회 간에 균열이 놓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일 게다. 지역교회나 지역 사회나 동일하게 연구자둘에게는 두터운 벽으로 가로막혀있는 상황이다. 그 벽 너머로 나아가야하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잠깐 최근 연구집단과 아줌마의 연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수유너머R 연구원은 말한다. “오전 시간대는 80~90%가 주부들이에요. 오후 시간대는 아무래도 시간이 자유로운 분들이 많고요. 백수부터 프리랜서, 자영업자까지요(웃음). 그리고 밤 시간대는 직장인들이죠. 시간대별로 세미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확연하게 달라요. 특히 주부 강좌 회원님들이 많이 증가했어요.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 또한 놀라울 정도라니까요.”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대안연(대안연구공동체)에서는 주부 회원 세 사람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인문학 초보 주부를 위한 공부 길잡이”이지만,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아니, 실은 그냥 봐도 한 눈에 드러나듯이) 대안연을 만난 주부의 지적 회심기라고 할 만 하다. 그러니까 <공부하는 엄마>는 대안연을 자랑하고, 대안연으로 인해 바뀐 자신을 간증하는 책이다.
이분들에게 “책을 쓰시라고 둥을 떠민”(<공부하는 엄마>, 14쪽) 김종락 대안연 대표는 대안연의 공부 멤버를 셋으로 나눈다(<공부하는 엄마>, 8-9쪽). 학생, 직장인, 주부. 무엇보다 “낮에 진행하는 공부 모임의 참여자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 낮 시간에 공동체를 찾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이는 역시 주부입니다.”(<공부하는 엄마>, 6-7쪽)
내가 지금 이를 주목하는 것은 복음주의 지성 운동에 주부를 끼워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교회와의 연대를 더욱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뜻에서 언급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엄마>의 작가들은 모두 사십대에 접어든 중년의 아중마이다. 그들의 자아실현의 길목에 대안연이 나타난 것이다. 대안연은 그들의 열정을 수용하고, 삶의 의미를 제공했다.
기독 지성인들은 ‘자신의 전공을 세상의 언어로 번역해애 할뿐더러 교회의 언어로도 번역해야 하다. 또한 교회 구성원의 정체성을 성찰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당장 지역교회의 여집사님들과의 소통을 고민해야 한다. 그분들의 고민과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이는 물론 장로님들과 권사님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나아가 교회와 사회의 가교를 놓기 위해서라도 기독 지성 공동체가 져야할 짐이 크고 무겁다. 하지만 지금 많은 연구자들은 오늘 벌어 오늘 살아가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들의 은사를 그리스도의 몸을 위해 온전히 발휘하도록 지역교회는 기독 연구집단을 아낌없이 후원해주어야 한다. 그럴 때에 이들은 지역교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나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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