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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볼로 캠프]

* IVF 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에서는 <지성운동> 꼭지를 통해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자료를 연재 형식으로 공유합니다. 원글에 포함된 각주는 생략했습니다.


한국의 지성운동의 현황과 그 함의(4)

이원석 연구위원


3. 기독교 학습 공동체: 한중의 복음주의와 지성의 제자도

기독교 안에서도 일군의 학습 공동체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주로 인력과 한줌의 복음주의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기독청년아카데미, 현대기독연구원, 기독인문학연구원, 연구집단 카이로스, 청어람 아카데미, 인문학과 성서를 사랑하는 모임,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IVF 복음주의 연구소,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케리그마 신학연구원 등을 들 수 있겠다.

우선 청년성서연구원을 전신으로 하는 기청아(기독청년아카데미)는 공동체적 기반 위에 굳건하게 서 있는 곳이다. 특히 양진일 목사가 있는 가향공동체와 연결되어 있다. “기독청년학생 지도력 양성과 지원을 위해 세운 기독청년학생 지도력 양성 기관입니다.”이라고 확언하는 가운데 “자생적 ‘연구-실천 공동체’를 생성”해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김동춘 교수가 대표로 있는 현대기독연구원은 현대기독교아카데미를 전신으로 한다(2004년 1월에 기독교사회책임연구소로 시작하여 곧 현기아로 개칭한 것이며, 2012년에 다시 현기연으로 개명하였다). 현기아 당시 상설 교육과정인 사제학(사회적 제자도 학교)을 통해 제자도의 사회적 차원에 대한 교회의 인식 개선에 기여한 바가 크다.

기독인문학연구원(기문연)은 “인문학과 기독인문학의 대중화를 통해 한국 사회와 교회의 인문학적 교양의 함양과 지성적 성숙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연구교육단체이다. 연구(기독인문학 연구지원사업), 강의(기독인문학아카데미)에 더불어 사회적 기업(인문학아카데미)을 표방한다. 원래 현대기독교연구원의 산하 조직으로 2012년 6월에 설립되어 그해 12월에 분립한 것이다.

연구집단 카이로스(CAIROS)는 대학원생들이 주도적으로 결성하였다. 이들 멤버 중 상당수가 <복음과상황>의 독자모임인 (중의적으로 작성된) 좌변기 출신이었다. 물론 그 멤버십 면에서나 정체성 면에서 명백한 차이가 있지만, 청년 특유의 생기발랄함과 더불어 여러 콘텐츠를 통해서 국내파로서의 독창적인 연구 역량을 보여주었다.

청어람 아카데미는 높은뜻숭의교회의 교육관 청어람에서 2005년에 시작하였다. 이곳에서 행한 많은 것들이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이른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초기 공동기획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복음과상황의 편집장을 역임한 양희송 현 대표의 리더십 하에서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이른 시기에 세련된 콘텐츠와 유연한 접근성을 보여주었다.

인성모(인문학과 성서를 사랑하는 모임)는 대체로 대학 강사나 젊은 교수들이 참여하여 만든 연구 단체이다. 비교적 젊은 리더십이 주도하는 세 공동체인 청어람아카데미와 카이로스, 인문학과 성서를 사랑하는 모임 둥이 힘을 합쳐 연구공간 공명이라는 거점을 마련한 적도 있다. 명동에 둥지를 틀었던 이 공간과 그곳에서의 활동은 일반 언론에도 소개된 바 있다.

2009년에 시작된 기독연구원 느해미아는 “하나님나라의 구현과 한국 기독교의 재구성을 추구”하며, 이로 인해 학문의 전통적인 삼대 기능(연구,교육,사회적 기여)을 지향한다. 신학 연구과정과 기독교학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신학교의 교육 수준에 비추어 보아도 부족 하지 않은 수준이다. 복음주의 진영의 많은 학자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일 목사가 이끌고 있는 IVF 복음주의 연구소는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진영의 정체성, 현황, 전망 등을 한자리에서 연구하고 섬기고자 하는 취지로 모였”고, “IVF를 넘어서 모든 복음주의 운동의 네트웍”이 되겠다는 겸손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성근 목사가 주도하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일상생활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요 사역(service)”이라고 천명한다.

케리그마신학연구원은 한국 칼 바르트 학회가 주최하고, 신촌성결교회가 후원하는 교육 기관이다. 김재진 전 계명대 교수에 의해서 “현장 목회가 필요로 하는 유익한 신학적 자료악 근거를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칼 바르트 교회교의학의 73개 명제 세미나나 본회퍼 세미나 등 현대 신학에 대한 이해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줌의 복음주의가 지금까지 소개한 연구와 교육 모임을 만돌어냈다. 복음주의의 지적 역량이 한국 교회의 수준을 어느 정도 끌어몰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게다. 실은 개독교라 통칭되는 한국교회가 품지 못 한 기독 교양인들, 혹은 그와 동시에 이러한 근본주의 기독교를 용납할 수 없는 기독 교양인들의 다수가 복음주의로 수렴된 것이기도 하다.

이게 무슨 뜻인가? 달리 말하자면,한국 기독교 안의 연구 및 교육 집단의 활동이 찻잔 속의 태풍과 같은 측면 또한 있다는 거다. 이들이 얻는 반향(反響)이 한줌의 복음주의 안에 머무르고 마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앞서 세속의 학습 공동체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본다. 바로 이점을 필자는 다음 절에서 같이 생각해보고자 한다.